고서적 보관소

한-미 FTA에 관한 오해에 관해

Klassikcat 2011. 12. 4. 18:17

 수년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미 FTA가 통과되었다. 한쪽에서는 국가의 발전을 위한 FTA의 타결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불러일으킬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쳤고, 한쪽에서는 결국 FTA가 NAFTA와 같이 국가를 좀먹는 원인이 될것이라 보고 있다. 이와 같이 한-미 FTA에 관한 관점이 다르지만 한가지 분명한것은 FTA로서 우리나라의 모습은 앞으로 상당히 지금8과는 많이 달라질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얼마 전 한-미 FTA협정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경찰과의 충돌을 벌이면서 몇명이 다치거나,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해서 물의를 빚고, 또한 경찰서장이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의 여러가지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김선동 국회의원이 한-미 FTA 비준을 반대하면서 최루탄을 발사하는등의 여러가지 물의를 빚기도 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한-미 FTA의 효과를 과장하여 칭찬하기도 하고, 한-미 FTA에 관한 괴담을 만들어내기도 하여 상당한 수의 시민들을 선동하여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려는 눈살찌푸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렇게 FTA가 비준되는 과정에서,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은 "FTA 무조건 찬성!" 내지는 "FTA 무조건 반대!"등의 구호를 내세워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FTA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아예 비준안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고 반대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FTA라는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여기에 접근하는 사람들 중 FTA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혹시나 모를수도 있기 때문에 설명 들어간다. FTA란 말 그대로 Free Trade Agreement, 즉 자유무역 협정이라는것이다. 두 나라 사이의 무역량을 늘리기 위해서 수출품(즉 물건이나 서비스)을 관세 없이 자유롭게 오고 갈수 있게 하는 조약이다.

 FTA에는 두가지 경우가 있는데, 첫번째 경우는 말 그대로 모든 조약가입국이 기존의 국내 관세와 수출입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고 모든 국가가 단일관세와 수출입제도를 공동으로 만드는 EU와 같은 형태와, 국내 관세와 수출입제도를 유지한채 무역장벽만 완화하는 NAFTA와 같은 예가 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맺는 FTA는 위 두개의 FTA중 NAFTA의 예와 비슷한 FTA 협정인데, 이 FTA는 다른나라에 비해서 상당히 발달된 부분의 경우에는 무지막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타국에 비해서 상당히 떨어지는 분야는 자칫하면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이 온다는게 단점. 때문에 FTA 협정을 맺을 시에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러가지 경우를 모두 고려해서 자국에 최대한 이익이 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한다.

 사실 FTA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WTO 회원국들중 모든 나라가 적어도 1개가 넘는 FTA를 체결하고 있었으며(2002), 효력이 유지중인 FTA 역시 148여개에 이르는등(참고로 WTO 회원국의 숫자는 2004년 기준으로 143여개국이다. 평균적으로 각 나라마다 한개씩의 효력을 가지는 FTA를 체결하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FTA 체결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역시 상당히 많은 국가와 FTA를 체결하고 있는데, 16개국의 5건 FTA가 발효되고 29개국과 3건의 FTA가 체결되었으며, 12개국과 7건의 FTA 협상을 진행중이며, 16개국과 9건의 FTA 협상을 준비중이다. 그러니까 미국하고만 FTA를 하는게 아니라는 이야기. 칠레나 ASEAN과 같은 국가들과 FTA를 체결하고 계시겠다.
 
 이렇게 FTA가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반대를 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크게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한-미 FTA시 농산물 시장 붕괴
 2. 한-미 FTA시 의료 민영화 가능성
 3. 정부의 중소기업등 보호대책이 무너질 가능성
 4. 우체국, 택배업체 논란
 5. 공공정책 논란(래칫조항)

 위의 5개 역시 FTA에 대해서 조금 읽어보면 조금씩 이럴수도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드는 조항들이다. 일단 저 조항들이 들어있었다는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연하다. 문제는 저기에 있는 모든 조항들이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우리 시민들이 기를 쓰고 막아낸 결과 결국 저 조항들이 모두 삭제되었다는 사실이다.

 한-미 FTA시 농산물 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필자도 우리나라의 농산물 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였다. 그러나 한-미 FTA 협정서(링크) 제 23조 예외 규정을 보고는 다행히도 우리나라의 농산물 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사실에 대해 안심했다. 한번 협정 내용을 보자.


 그렇다. 우리 국민들은 광우병 시위 당시 헛짓만 한게 아니었다. 위 조항을 조금 요약해보자면 의류, 섬유, 농업, 상품에 대한 내국민 대우 및 시장접근은 예외가 되며, 통신, 국경간 서비스무역, 전자상거래 역시 이 협정의 영향을 받는다 정도가 된다. 


 농산물 예외 규정의 경우에는 쉽게 말해서 미국에서 정상적으로 재배되는 작물도 포함되지만 몬산토등의 다국적 종자기업의 종자나 GMO 식품, GMO 농산물 역시 FTA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것이다. 즉 관세가 철폐된채 수입이 되는것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농산물이 타국의 농산물과 비슷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러니까 국내산 소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밀, 쌀등은 자유 무역 협정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이는 이미 EU와의 FTA에서 돼지고기 역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서 어려워지는 돼지고기 농가의 예를 정부에서 절실히 깨닫고 미리 조건에서 제외한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미 FTA에서 SRM, 즉 광우병 위험 부위가 검출되어도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야 한다는 조항은 당연히 삭제됐다. 현재 조항문에서는 SRM부위가 조금만 검출되어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되어있다. 이는 단순히 소 살코기만 먹고 광우병에 감염될 확률이 대략 수십조분의 1(번개맞을 확률보다 낮다)에 달한다는것을 보면 광우병에 대한 위험은 2008년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졌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한-미 FTA시 의료가 민영화된다는것은 이미 2008년부터 돌았던 루머중에서도 가장 국민들을 패닉상태에 빠트렸던 루머라고 볼 수 있다. 실수로 의료보험증을 가지고가지 않고 감기약을 비싼 값으로 산 사람들이라면 의료민영화라는것이 얼마나 무서운것인지 알 수 있을것이다. 식코라는 영화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의 경우에도 의료가 민영화되어 서민들의 경우에는 병원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우리나라 역시 영화 식코에 나왔던것처럼 그렇게 될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물론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2008년 당시 이러한 조항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한-미 FTA의 조항문을 보면 다음과 같은 주장이 터무늬없는 주장임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웬지 진짜 완전히 의료를 개방하는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언제나 계약은 꼼꼼히 읽어야한다. 아래도 보도록 하자.


 그렇다. 예금보험공사나 공직퇴직연금제도, 그리고 법정사회보장제도에 포함되는 조항은 절대로 개방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FTA에 영향을 받는것은 삼성생명, LG보험이나 AIG등의 민영 보험 회사지 국민건강보험등의 사회보장제도의 일부인 보험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니까 식코같이 국민건강보험이 사라지거나 민영화되서 서민들이 죽어나가지는 않을것이라는것이다.

 또한 영리병원 역시 예외로서 미국 영리병원은 우리나라에 한발짝도 내딛을수 없도록 규정에 명시되어있다. 물론 제주 특별자치도와 같은 경제특구의 경우에는 외국 영리병원을 세울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절대 영리병원이 한발짝도 딛을 수 없도록 조치가 되어있다. 

 또한 정부의 보호대책 역시 사라진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근거없는 소리다. 한-미 FTA는 위에서 밝혔다시피 국내 관세와 수출입제도를 유지한 채 협정을 맺는다. 즉, 국내법에는 터치를 안하고 한-미 FTA는 미국법 아래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법 아래에 위치한다. 즉 한-미 FTA가 국내법에 위배되면 무효조항이다.

 또한 우체국 역시 한-미 FTA의 조항 바깥에 있다. 한-미 FTA의 조항은 절대적으로 공기업이나 사회보장제도의 일부를 침해할 수 없는데, 우체국의 경우에는 '정부부처형 공기업'으로서 엄연한 공기업이다. 영향을 받는건 CJ와 같은 민영택배에 해당되지, 결코 공기업형태인 우체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래칫조항 역시 마찬가지이다. 래칫조항의 경우에는 투자부분과 서비스부분에만 적용되는것이기 때문에 공공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또한 향후 개방조치부터 후퇴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자유화 역전방지조치가 적용되지 않도록 '미래유보'라고 해서 개방조치를 후퇴시킬 수 있는 조항이 있다. 만일 자유화 역전이 필요할 경우에는 미래유보 조항을 발동시킬 수 있다.

 물론 지난 2008년의 경우에야 FTA를 반대해야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위 참여자들의 노력은 헛되이 끝난게 아니다. 이는 정부 정책결정자가 국민들의 힘을 실감할 수 있게 하고, 결국에는 조약을 수정하여 협정의 내용이 결국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정도까지 도달했다.(ISD와 같은 조항의 경우에는 예외로 취급한다. ISD의 경우에는 조항 자체가 아니라 주관하는 단체가 문제가 되기 때문)

 이미 일본 산케이 신문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이 격돌중인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만일 FTA에서 선수를 빼앗기게 되면 결국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는 도태되어 미국 시장에서 다시는 승기를 잡을 수 없게 된다고 우려한 바 있으며, 대부분의 전문가 역시 FTA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FTA는 상당히 중요한 정책이다. FTA시 관세철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적용된다. 그 말은 즉 삼성 갤럭시폰, 기아 K9, 현대 소나타등의 경쟁력이 높은 국내 물품이 미국으로 더 자유롭게 수출될 수 있고 결국 미국에 유통되는 한국 제품의 가격이 싸지면서 국내 대기업의 매출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서 하청업체, 중소기업들도 상당한 이익을 얻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고용이 증대되어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들은 현재 대기업이던지 중소기업이던지 FTA 발효를 전제로 경영 전략을 짜 나가고 있다. 만일 FTA의 발효가 늦어진다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FTA를 반대만 해야할까, 나는 그러한 안일한 생각에 대해서 반대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FTA를 체결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수많은 FTA를 체결하는중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미국과의 FTA를 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일본제품에게서 빼앗은 미국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금 빼앗기게 될 것이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ISD와 같은 조항은 개정되어야 마땅하고, 오역 역시 수정되어야 마땅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http://story.mofat.go.kr/mofatstory.do?seq=5903 - 외교통상부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