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3대 떡밥 중 하나인 항모 보유에 대한 논쟁 되시겠습니다. 짤은 니미츠 급 항공모함의 항모전단중 일부, 큰쪽이 니미츠급이고 작은 우리 세종대왕함처럼 생긴게 바로 알레이버크급입니다.
사실 밀리터리 떡밥중 3대떡밥만큼은 유명하지 않지만 상당히 많이 회자되는 떡밥이 바로 우리나라에 항공모함이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떡밥입니다. 사실상 항공모함이라는게 방어용으로 쓰이는 경우에는 좀 많이 드물거든요. 대부분 항공모함의 경우에는 공격성을 띄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이 보유중인 항모도, 이탈리아가 보유중인 항모도, 프랑스가 보유중인 항모도, 러시아, 미국이 보유중인 항모, 중국의 항모도 사실상 공격을 위해서 만들어진것이라고 봐도 되죠.
대략 항공모함이 활약을 시작한때는 세계 제 2차 대전입니다. 당시 일본의 항공모함이 미국의 구형 전함들을 함재기들로 대량 격추시키자, 미국은 이에 자극받아 에식스급을 비롯한 항공모함을 전시에만 100여기 가까이 찍어냄으로서 일약 항모 강국이 됩니다. 이후 미국은 항공모함 분야에서는 냉전시 군사력 1위였던 소련조차도 따라잡기 어려운 강국이 됐죠. 현재에도 해상을 꽉 장악하고 대규모의 항모를 굴리는 나라들은 세계의 주도권을 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이 항모를 보유하려고 하고 있죠.
사실 항공모함은 비용대비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항속거리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던 전투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말 그대로 움직이는 군사기지이기 때문에 항공모함이 많은건 곧 세계 패권을 쥘 수 있는 열쇠를 쥐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항공모함을 혼자서 11척이나 굴리고 있는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인 이유도, 그리고 중국이 세계 패권을 쥐기 힘든 이유도 이 항공모함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항공모함은 전략적인 가치 외에도 일종의 국력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적게는 3만톤에서 많게는 10만톤까지 나가는 전함보다도 더 거대한 함선이니만큼 전함이 쓸모없어진 요즘에는 예전의 전함과 같이 국력이 강할수록 항공모함, 혹은 상륙함을 건조하게 됩니다. 주변국에 군사적 위용을 과시할 겸 말이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럴 경우 주변국들의 반발이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의 항모가 우리 영해에 들어오면 중국에 화낸다던지, 아니면 일본이 헬기모함을 만들어서 중국이 화낸다던지 말이죠.
그렇다면 국력의 상징이기도 하고, 원양에 파견이 불가능한 항공기를 파견해서 전술적으로 크게 유리해질수도 있으며, 국력을 자랑할 수도 있고, 중국과 북한에게도 무력시위를 할 수 있으니까 항공모함을 취역해야 할까요? 사실 이건 밀리터리계에서 유명한 떡밥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4대 떡밥이라고 하자면 이 항공모함 떡밥이 4번째에 들어가죠(死번째는 너랑께) 그런데 전 그렇게까지 항모가 필요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항공모함이라는건 앞서 말했듯이 항속거리때문에 도달하지 못하는 거리까지 비행기를 옮겨주고 지점에서 작은 항공기지 역할을 하면서 전투기를 수리하거나 연료를 채워주는등의 역할을 하는겁니다. 즉, 작전해야 할 원양이 있다면 꼭 필요한거죠. 그러나 반대로 이는 돌려 말하면 원양이 없으면 쓸모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실제로도 재해권을 장악해야 할 원양이 없는 국가들은 항공모함을 가지고 있지 않죠.
실제로도 항공모함을 가지고 있는건 극히 소수의 국가입니다. 전 세계를 작전반경으로 삼고 있는 미국의 항공모함은 11개, 북해와 태평양, 그리고 북극해에 영향력을 행사해야하는 러시아는 중형 항모 한대, 영국과 앙숙이자 동시에 주변국에 영향을 행사하는(리비아 민주화 운동때만 봐도 알수 있뜸) 영국과 프랑스는 항모 각각 한대씩,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각각 한대씩 있습니다. 태국은 그럼 뭐냐? 라고 하시는분도 있을텐데 그건 항모라기 보다는 그냥 왕실 전용 나룻배라고 보는게 좋을듯
그런데 우리나라의 위치를 보자면 조금 골때리는 위치에 있습니다. 아무리 넓은 동해라고 해봤자 러시아가 있습니다만, 러시아는 현재 우리나라와 별다른 트러블이 없습니다. 거기다가 동해는 바다의 수심이 깊고 조금 넓은만큼 파도가 거칩니다. 거기다가 일본은 현재 꼴에 우리나라의 동맹국이라 실질적인 군사행동에 나설수가 없습니다. 서해의 경우도 있겠지만 이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한게, 서해의 수심은 겨우 평균 44미터, 아무리 깊은곳이라고 해봤자 108미터밖에 안됩니다.
이는 남해의 평균적인 수심이 101미터, 동해의 평균수심이 1,648m임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적습니다. 거기다가 해양 환경도 상당히 복잡해서 자칫하다간 소형 잠수함에 걸려서 상당히 곤란해질수도 있는 환경입니다. 무엇보다도 서해의 넓이는 그렇게 넓지 않기 때문에 공중급유기로 급유를 해가면서 폭격을 하거나 함대함 임무를 수행해도 별 탈은 없습니다. 이어도와 같은 경우에도 비슷합니다.
실제로도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자면 중국 역시 만일 우리나라와 전쟁이 발발했을때 항모전단을 파견하기보다는 공중급유기를 이용해서 우리나라에 폭격을 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물론 이게 공중급유기로 가능하기때문만은 아닙니다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조금 더 글을 읽어내려가시다보면 알게 될겁니다.
다음으로 그 항모전단을 호위할 호위전단이 부족하다는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영국의 경우에는 세계 3위의 해군 강국입니다. 상당한 숫자의 잠수함과 세미이지스함등의 숫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거기다가 주변국의 위험도 별로 없지요. 미국의 경우에는 아예 항모전단에 소속된 이지스함만 다른 국가들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숫자이니 패스하도록 하지만, 대부분 항모를 제대로 굴리는 국가들은 제대로 된 호위 전단을 갖추고 운용중에 있습니다.
가까운 나라인 중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역시 바랴그의 후속함을 대비해서 현재 속속 전단에 포함시킬 세미이지스함과 여러 구축함, 프리깃들을 건조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항모전단을 꾸릴만한 여유가 있을까요?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구축함 수는 KD-3 3대에 KD-2 6대, KD-1 세대, 총 12대입니다. 이중 두대는 소말리아로 출장가있는것을 생각하면 총 10대의 가용병력이 있습니다. 이는 항공모함을 8만톤급의 대형 항모를 쓸게 아닌 이상 두대 이상을 만들어야 가치가 있을것으로 미루어볼때 상당히 부족한 수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KDX-2A 6대가 추가 건조되면 그걸로 또 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겠지만, 그걸 죄다 항모전단으로 뺄건 아니죠 설마? 거기다가 잠수함의 숫자도 상당히 부족하고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달동안 작전하는 항모전단의 특성상 통상의 디젤잠수함으로는 항모전단을 보조하기 상당히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더욱 더 큰 문제는 항모 운용 노하우입니다. 보통 항공모함이 거대하다고는 하지만 함의 착륙이나 이륙시 상당히 애로사항이 꽃핍니다. 물론 이륙에는 별다른 하자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서도 착륙이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엄청난 크기의 활주로와 달리 항모는 아무리 커봐야 300미터 이상을 넘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짧은 거리에서 빨리 착륙하기 위해서, 그리고 빨리 이륙하기 위해서 세계 여러 항모에서는 캐터펄트와 스키점프대, 그리고 어레스팅 케이블을 이용해서 감속시키는 방법등의 여러 방법을 쓰고 있지요.
때문에 중국의 항공모함도 사실 십년에서 수십년간은 제대로 기능하기 힘들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WWII때는 근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배웠냐고요? 당연하죠. 복엽기는 제트기보다 이륙하는데 드는 거리가 훨씬 더 짧습니다. 때문에 항모 이착륙이 상당히 쉽게 이루어졌죠. 하지만 현재 제트기의 경우에는 이착륙하는데에 드는 거리가 토나올정도로 길기때문에 별별 고생을 다 해서 항모 이착륙을 성공시킵니다.
항공모함 노하우는 거기다가 이/착륙만 성공한다고 얻어지는게 아닙니다. 항공모함은 어떻게 운용해야하고 교리는 어떻고 또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등등의 전략/전술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즉 운용 교리를 확립해야만 확실히 항모 보유국으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인도가 항공모함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것도 바로 이때문이며, 중국이 수년에서 수십년간 제대로 항모보유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이유도 그것때문입니다. 하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그 법칙이 성립되지 않을수는 없습니다. 분명히 항모를 보유하고 그것을 제대로 굴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그 이전에 상당한 걸림돌이 있습니다.
항모를 굴리기 위해서 함재기가 필요한 이유는 먼저 함재기의 경우에는 특이하게 (Su-29같은 경우) 이륙거리가 짧고, 그 엔진의 수명이 길며, 동시에 바다에서 발생하는 염분에 대해서 면역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함재기의 주요한 특징이며, 그외에도 여러가지 특징이 있으니 자세한건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시길. 어찌되었던간에 이러한 함재기형 전투기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문제는 우리나라가 이 함재기를 구입할만한 추가적인 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것입니다.
만일 함재기 구입이 가능하다고 쳐도 항공모함을 굴릴 수 있을만큼 나라의 GDP가 따라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프랑스나 미국, 영국과 같은 선진국들과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아무리 비슷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과거 가까운 시점에서 발생한 위기(IMF)의 영향이 가시지 않은데다가 항모가 별 실효성도 없을 상황에서 국회에서 예산이 내려올지 의문입니다.
애초에 샤를 드골급의 항공모함을 한번 건조하는 돈만 해도 20억 달러, 한화 2조원에 이릅니다. 만일 초도함으로 건조할 경우 이 가격은 시험비용들을 합쳐서 한척에 32억달러, 그러니까 한화로 3조원을 훌쩍 넘는 가격입니다.(환율 2012년 1월 7일 4:45시 기준으로서 이 가격은 더 올라갈수도,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건 당연하게도 항모 자체값만을 따진것이고, 실제로 원자로와 같은 여러가지 부가장치를 설치할 경우 값은 또 올라갈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이지스함보다 더 싼 경항모를 찍을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성능은 태국의 나룻배 항모급이나 이탈리아 항모급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돈을 들여서 샤를 드골급의 항모를 건조했다고 해도 이번엔 또 유지비가 문제입니다. 대략 핵항모인 니미츠를 기준으로 할때 그 유지비는 2천억원이 들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핵항모로 건조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보다 더 나갈것으로 보이지만, 핵항모로 건조한다면 이보다 조금 적게 나갈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전체 국방 예산이 33조라는 사실입니다. 샤를 드골급과 같은 초도함을 건조할 경우 그 돈은 한화로 3조원이 훌쩍 넘습니다(그러니까 예산의 1/10을 잡아먹는다는 소리입니다) 아무리 그 돈을 나눠서 한다고 해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바, 따라서 항공모함 건조는 현실성이 없을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항공모함을 건조하는 대신 다른곳에 투자해야할곳이 어디있을까요? 바로 주변국들이 가졌지만 한국만이 가지지 못한 그것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공중급유기라는거죠. 공중급유기는 공중에서 항공기들을 급유시켜줌으로서 항속거리와 작전반경을 두배 가까이 넓혀줍니다. 이론상 공중급유를 무한으로 받으면 지구 한바퀴를 다 돌수 있기 때문에(물론 그런 뻘짓을 할 나라는 거의 없겠지만) 상당히 효율적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항모가 필요없지만 작전반경이 넓어질 필요가 있는 국가, 또는 B-2나 F-22처럼 항모탑재가 불가능하지만 외국으로의 파견이 필요한 항공기가 주로 사용합니다.
이러한 공중급유기의 존재는 실제로 독도 상공이나 이어도 상공에서 중국,일본 함대와 항공대에 대해 우위를 점하지는 못하더라도 열세를 가지지는 않을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공군에서 현재 50대정도 우리나라에 있는 F-15k를 제외하면 이어도와 독도에서 제대로 작전을 할 수 있는 공군기는 없습니다(독도의 경우 KF-16은 추가연료탱크 부재시 체공시간이 5분 이내라고 합니다) 항공모함을 진수하기 힘든 우리나라 사정상 공중급유기는 주변국의 눈치를 덜 받고 예산적 압박을 덜 받는 대신 더욱 효율적인 운용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공모함의 효율성이 공중급유기에 비해서 낮다는 이유로 항공모함의 그 상징성과 전략적 특징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세계 패권을 장악하던, 그리고 세계 패권을 장악하는 국가들은 결국 해군력이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중국이 예전에 강력한 국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패권을 장악할 수 없었던 이유이고, 동시에 로마 제국이 카르타고를 꺾은 팽창력의 원동력이며, 18세기 대영제국의 상승의 주요한 원인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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